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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린, 100년만의 최악 피해...조지아서 25명 사망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조지아주 피해가 100여년만 최악을 기록했다. 사망자 수만 25명에 달한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실은 30일 어거스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지아주 사망자가 25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허리케인 헐린이 조지아에 상륙한 뒤 나흘간 집계된 수치다. 노스 캐롤라이나(44명), 사우스 캐롤라이나(29명)에 이어 인근 6개 주에서 세번째로 사망자가 많다. 켐프 주지사는 "허리케인 피해가 비교적 큰 플로리다주 인접 지역이 아닌 내륙 도시에서까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했다.   사망자 중 상당수가 차량 또는 주택 위로 나무가 쓰러져 발생했다. 이는 주택가 부근에 오래된 나무 수목지가 높이 형성된 도시 특성 탓이다. 애틀랜타 시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메트로 지역 나무의 대부분(77%)이 단독주택 부지에 심어져 있다. 단독주택 총 부지의 61%, 다세대 주택의 40%가 나무로 뒤덮여 있다.   홍수와 강풍 피해는 조지아주를 동서로 가르는 I-75고속도로의 오른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그중 플로리다주와 인접한 조지아 남부 발도스타 인근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와 맞닿은 북동쪽 어거스타 지역이 큰 피해를 봤다. 100만 가구가 정전됐으며 주택이 파손되거나 전기, 수도를 이용할 수 없어 긴급대피소에 머무르는 이재민도 520여명에 달했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역시 48시간 동안 11인치 이상의 비가 내려 150여년만의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주지사실은 피해가 빠른 시간에 복구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재 56만 가구 이상이 여전히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휴대전화 기지국 700여곳의 통신이 중단됐다. 도시 인프라 역시 일부만 작동 중이다. 도시 300곳에 수돗물 오염주의보가 내려졌으며 573개 교통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고 있어 교차로 주행시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NBC방송은 콜럼비아 등 조지아 중남부 일부 카운티 20곳의 가구 90%가 정전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정부는 89개 카운티에 대해 연방재난관리청의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했다. 백악관 측은 "빠른 시간 내 농업 종사자 및 주민들의 피해 복구를 위해 연방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허리케인 조지아주 조지아주 피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허리케인 피해

2024-09-30

[중앙 칼럼] 수상한 허리케인 피해 집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공항에서 차를 타고 약 3시간 이동해 도착한 해안가 마을은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듯 참담했다. 집들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산산조각 났고, 강풍에 떠밀려 온 배들은 도로 여기저기에 나뒹굴고 있었다. 한순간에 집을 잃은 주인들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듯 무너져 내린 집 앞에 간이 의자를 펴놓고 한숨만 내쉬었다. 대부분 70대 이상의 시니어들이었다.     아예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곳도 있었다. 주택들은 수면 위로 지붕만 겨우 모습을 드러냈고, 꺾인 나무 기둥과 자동차 등은 물 위에 둥둥 떠다녔다. 현장 곳곳에선 기자들이 라이브 방송을 하며 참담한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역대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가운데 5번째로 강력했던 ‘이언’이 지난달 28~29일 플로리다를 휩쓸었다. 플로리다에서만 8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피해 지역 전체에서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날 취재를 마치고 우연히 한인 식당을 발견했다. 조심스레 한인들 피해 상황을 물었다. 한인 업주는 그야말로 “처참하다”고 했다. 마을이 물에 완전히 잠겼고, 시체가 둥둥 떠다닐 정도였다고 했다.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있던 한인 A씨도 직접 겪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아들을 찾으러 무작정 물을 건넜다고 했다. 죽을 뻔한 위험도 겪었지만 침수된 집에 혼자 남아있을 아들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계속 일부 지역만 집중 보도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는데, 자신들이 사는 마을은 한 번도 조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망자 수 집계도 ‘수상하다’고 했다. 마침 식당에 들어온 또 다른 손님도 “직접 본 시체만 여럿이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소위 ‘부자 동네’라 불리는 곳이기 때문에 땅값 떨어질까 쉬쉬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허리케인이 들이닥친 이 상황이 정치권에는 하나의 게임에 불과한 것일까 허탈하다고 했다.   개발업자들의 이기적인 욕심이 결국 허리케인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도 나왔다. 한 손님은 “이전에도 수 없이 많은 허리케인이 지나갔지만, 이 동네에 이런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지반이 약한데 무리하게 땅을 파 건물을 올리고 개발을 진행하면서 허리케인 강풍에 와르르 무너졌다는 것이다.     집 보험은 들어 놨냐는 질문에도 대부분 혀를 찼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혜택을 받을지 몰라도 세입자는 아무런 지원이 없다는 것이다. 가구 등 침수된 물건들이 많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없다고 했다. 최근 허리케인 ‘이언’으로 인한 보험사의 손해액이 572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집 소유주들만 신이 났을 것이라며 허탈하다고 했다.   날이 밝은 다음 날, 식당에서 만난 한인들이 알려준,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한  그 마을에 가 보았다. 이미 물이 다 빠진 상태였지만, 집집마다 까만 물때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성인 가슴 위까지 물이 차올랐음을 충분히 알 수 있는 흔적이었다. 마을 곳곳에는 ‘홍수 전문’이라는 문구가 쓰인 트럭이 세워져 있었고, 집 앞에는 침수된 가구들이 잔뜩 나와 있었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면, 허리케인이 강타할 당시 이 마을의 상황이 어땠을지 눈에 그려졌다. 전날 식당에서 손님들이 하소연한 말들도 오버랩됐다. 다른 마을과 달리 언론 관계자는 찾을 수 없었다. 앞으로 몇 개월 후 이 마을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일부 한인들은 그 지역 시장에게 탄원서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했다. 수상한 집계의 오해가 바로 잡힐 수 있길 바라본다. 홍희정 / JTBC특파원중앙 칼럼 허리케인 수상 허리케인 피해 허리케인 강풍 허리케인 가운데

20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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